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세상이 바뀌면서 방송 송출장비에서도 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성남시 분당의 테크노파크에 둥지를 튼 벤처기업인 진명통신(대표 김중일)은 디지털방송 중계기와 송신기 품목으로 '홈런'을 꿈꾸고 있다. 김중일 대표는 "아날로그 방송중계기와 송신기 아이템에선 미국과 일본이 멀리 앞서 뛰었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아날로그 중계기 기술에서는 한국이 30년정도 뒤처진 상태에서 미국과 일본을 쫓았갔지만 디지털 분야에선 동일한 출발선에서 뛰었다"는게 김대표의 설명이다. 오히려 국내의 디지털 기술력을 감안할때 한국쪽에 비교우위까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명통신은 지난 2000년 국내에 디지털TV용 방송중계기를 선보였다. 당시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마케팅에서 쓴 맛을 봤지만 금년에 다시 업그레드된 제품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김대표는 "오는 2006년까지 2천개 정도로 추산되는 전국의 방송중계기가 디지털용 제품으로 교체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명통신은 지난달 한국방송공사(KBS)에 디지털TV중계기 2대를 공급했다. 이 회사는 LG와 제휴해 제품을 개발했으며 LG의 미국 계열회사 제니스가 보유한 원천 디지털기술을 응용했다. 김대표는 방송중계기 및 송신기에 관련해선 업계내 '베테랑'으로 통한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976년 당시 유명한 통신장비 대기업이었던 동양정밀(OPC)에 입사해 연구개발 경력을 쌓았다. 동양정밀이 자금난으로 무너지자 김대표는 자신이 이끌고 있었던 방송송출장비 연구팀을 데리고 나와 진명통신을 1995년에 세웠다. 김대표는 "방송송출장비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방송국 수요분으로 시장이 제한돼 있어 대기업들이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술 노하우를 확보한 벤처기업이라면 디지털 송출장비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게 그의 얘기다. 진명통신의 경우 시장 선점을 위해 디지털TV중계기 공급에 이어 1㎾급(소출력) 디지털용 송신기를 개발중이다. 정보통신부 개발자금을 받은 아이템으로 내년 상반기중 개발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유럽형 중계기도 개발중"이라며 "2-3년 이후부터는 수출로 매출액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진명통신은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031)706-0150글=양홍모·사진=허문찬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