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이달부터 아시아지역과 미국 서부해안(로스앤젤레스 롱비치 오클랜드 포틀랜드)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해상운임을 최고 30% 인상한다. 수출업계는 미 서부항만 태업사태로 수송과 하역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연간 2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추가비용을 떠안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태평양항로안정화협의회(TSA) 소속 13개 선사들은 미국 서부항만 태업사태를 계기로 각종 물류비용이 증가하자 컨테이너 화물에 특별할증료를 부과키로 31일 결정했다. 한진해운은 이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아시아-미국 서안노선 운임을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7백50달러, 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1천달러씩 각각 인상키로 했다. 현대상선은 12월6일부터 TEU당 5백달러, FEU당 1천달러씩 올리기로 했으며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도 이달 17일부터 현대상선과 동일한 인상폭을 적용키로 했다. K-라인(일본) 코스코(중국) OOCL(홍콩) 등 TSA 소속 다른 선사들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의 인상률를 결정해 하주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TEU당 2천1백∼2천2백달러, FEU당 2천6백∼2천7백달러에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 폭은 최저 20%에서 최고 30%에 이른다. 이번 운임인상은 서부항만 태업사태로 선사들이 빈 컨테이너를 조달하고 철도연결 비용을 대는데 상당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지난 98년 이후 선복(화물적재공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상반기중 물동량이 작년에 비해 18% 가량 많아지고 있는 등의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최근 흐름은 외환위기 이후 폭락했던 운임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업계는 할증료 도입계획 철회를 공식 요구하고 있지만 해운업계와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주협의회 관계자는 "현지사정 때문에 제때 수송이 어려운 상황에서 운임까지 대폭 인상될 경우 수출채산성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