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kwon@wearfun.co.kr 현대 경영학의 태두로 꼽히는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읽으면서 소위 '프로'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됐다. 최근 젊은 사람들로부터 자기분야에서 프로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프로의 정신이 존중되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당신이 생각하는 프로란 어떤 사람인가"라는 물음 앞에선 대부분 멈칫거린다. 나는 프로의 기준은 자연스러움과 편안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믿음직스러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프로란 무엇보다 그 일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제공한다. 우리는 주변의 동료들을 불편하게까지 하면서 일하는 '불도저형' 인간을 조직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얻어진 목표달성은 진정한 가치가 아니다. 이는 프로가 되는 것을 짧은 시간에 뛰어난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다. 프로의 기준은 실적 혹은 결과에 달려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일을 믿음직스럽고 자연스럽게,또 편안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프로의 정신은 참된 빛은 번쩍거리지 않는다는 뜻의 '진광불휘(眞光不輝)'와 같다. 한편 프로는 여유로움과 관대함을 갖는데 이것은 바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그 자신감은 자기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과 통찰력,경험을 갖춰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월드컵이 열리기 한달전 이미 한국 축구의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예견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말은 단순한 자신감이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확신이었다고 본다. 프로의 일솜씨가 연출해 내는 매끄러움은 바로 문화가 된다. 프로는 능력이라기보다 감각이다. 그것이 문화의 감각이다. 진정한 프로는 그것이 어떤 분야든 문화적 소양으로 다듬어져 있다. 프로가 많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 [ 한경에세이 필진 오늘부터 바뀝니다 ] 한경에세이 11~12월 집필은 양만기 투자신탁협회장(월),조환익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화),서삼영 한국전산원장(수),허범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목),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널 사장(금),시인 배찬희씨(토)가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