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22
수정2006.04.02 23:24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준 사채시장 발(發) 대형 금융사고는 지난 1974년 처음 발생했다.
금록통상 대표였던 박영복씨가 은행원을 매수해 문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총 71억원의 편법 대출을 받았다가 들통이 난 사건이었다.
80년대 대표적인 금융사고는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
장씨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들에 돈을 빌려 준 뒤 그 돈의 2배에 해당하는 견질어음을 받아 이를 다시 은행에서 할인하는 방법으로 1천4백67억원의 거금을 챙겼다.
이 사건이 터진 1982년 그해 조흥은행 명동지점 차장으로 근무하던 김상기씨가 사채업자들로부터 은행금리와는 별도로 월 2.5∼3%의 뒷돈을 주기로 하고 돈을 끌어들인 뒤 예금주 몰래 돈을 찾아 쓰다가 자금난에 몰리자 자살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90년대 들어선 금융사 직원들이 컴퓨터를 조작해 돈을 빼내 도망가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 사채업계에 '전문 돈세탁업자'라는 신종 업종이 등장해 이른바 검은 돈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돈 세탁영업을 자행하면서 갖가지 금융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93년엔 한화그룹이 사채시장과 은행 등을 통해 변칙으로 조성한 비자금 89억원을 현금으로 교환하거나 실명으로 바꾸려다 적발됐다.
80년대 후반 부동산과 증권시장에서 큰 돈을 벌었던 사채업자들은 지난 99년 이후 코스닥시장과 장외시장을 통해 떼돈을 벌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이 장기간 침체되면서 자금흐름이 막히자 사고가 터지기 시작했다.
'정현준.이경자 사건'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당시 이씨는 벤처기업가인 정씨에게 사채를 빌려주며 공생관계를 유지했고 둘은 편법대출 등으로 2천2백40억원을 유용했다.
이번 금융사기 사건과 이용호 게이트의 주인공인 이용호씨가 연계돼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