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소비는 다소 위축됐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통계청은 지난 9월 중 산업활동동향을 조사한 결과 반도체 사무회계용기계 음향통신기기 등의 호조로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도소매판매는 이 기간 중 5.1% 늘어났고 설비투자도 2.8% 증가했다. 지난 9월에는 추석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기지표는 상승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기상승세 유지 9월 중 산업생산에 부정적인 외부 변수들이 많았다. 추석연휴로 조업일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틀 줄어든 데다 승용차 특소세의 한시적 인하조치가 8월 말 종료돼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다. 이에 따라 9월의 산업활동은 전달인 8월(산업생산 8.5%,도소매판매 6.0% 증가)보다 외견상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던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생산이 18.1% 증가한 반면 자동차는 5.4% 감소했다. 일부 자동차 업체 파업 등의 여파로 평균가동률도 8월 77.0%에서 9월 74.6%로 떨어졌다. 그러나 분기별 산업생산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3·4분기 중 산업생산은 6.7% 늘어나 올해 최고치였던 2·4분기 증가율(6.8%)에 근접했다. 김민경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여러가지 지표를 보면 국내 경기는 여전히 상승국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로 소비 위축 상쇄 도소매판매는 위축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9월 중 증가율이 2.9%로 전달에 비해 3.1%포인트 하락했다. 3·4분기 도소매판매 증가율도 5.1%에 그쳐 올들어 가장 낮았다. 주식시장 침체와 가계대출 억제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반면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용 제품 출하는 반도체 사무회계용기계 음향통신기기 등의 증가로 지난 9월 중 8.2% 늘어났다. 수출용 출하는 지난 3·4분기 중 10.3% 늘어나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회복조짐 지난 9월의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났다. 전달(1.1%)과 비교해서도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다. 기타 운수장비 투자는 부진했으나 통신기기 특수산업용기계 분야에서 설비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등을 목적으로 한 기계류 수입(9월)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6% 늘어났다. 반면 건설공사는 공공부문 발주실적이 부진하고 민간발주도 감소,작년 같은 기간보다 10.2% 줄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