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최고 풍속 15.5m/초. 박세리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강풍을 뚫고 미국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원년 챔피언에 올랐다. 출전선수 84명 중 합계 스코어가 유일한 언더파였고,세계랭킹 1위 애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을 따돌린 것이어서 박세리의 우승은 더욱 빛났다. 박세리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 98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투어 통산 18승째를 올렸다. 또 우승상금 22만5천달러를 받아 올해 상금액이 1백60만5백18달러에 이르렀다. 미국 투어가 올 시즌 3개 대회를 남겨 두고 있어 박세리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상금(2001년 1백62만달러)은 물론 시즌 최다승 기록 경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3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한 박세리는 이날 2,3위권 선수들의 추격보다는 '바람'과 싸움을 벌여야 했다. 경기가 열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파72)는 아침부터 북서풍이 평균 초속 5∼8m로 불었고,순간 최고 풍속도 초속 15.5m에 달했다. 오후에는 간간이 비까지 내려 선수들은 최악의 조건에서 경기를 치렀다. 84명의 선수 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박세리였다. 박세리는 1번홀(3백81야드)에서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나오고 2번홀(1백70야드)에서 그린 미스로 보기를 범했으나 그 이후에는 '제주 칼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안정된 플레이를 했다. 챔피언조로 함께 플레이한 박지은(23)과 바람 많은 스코틀랜드에서 온 바리 매케이가 바람 앞에서 속수무책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박세리는 9번홀(파5·4백60야드)에서 첫 버디를 잡고 2위권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세컨드샷을 그린 가까이 갖다 놓은 뒤 칩샷을 홀 1.5m 지점에 붙였고 그 퍼트에 성공한 것. 후반에 보기와 버디 2개씩을 추가한 박세리는 결국 이날 버디 3개,보기 3개로 데일리베스트인 이븐파 72타를 쳤다. 2위는 카린 코크(31·스웨덴)가 차지했다. 코크는 이날 출전선수 중 최다인 5개의 버디를 잡으며 1오버파 73타를 쳤고 합계는 3오버파 2백19타였다. 김미현(25·KTF)은 이날 9오버파 81타,합계 10오버파 2백26타로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김미현은 상금 2만6천98달러를 보태 올해 총상금이 1백만5천5백34달러로 지난 99년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한 시즌 상금 1백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2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2위로 치솟았던 박지은은 최종일 10오버파 82타,합계 10오버파 2백26타로 공동 11위. 소렌스탐은 이날 버디 1개,보기 5개로 4오버파 76타,합계 6오버파 2백22타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제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