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ee@yess.co.kr 요즘 신문을 보거나 사람들과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다 보면 증거를 조작했다는 전과범의 얘기,철새 국회의원의 얘기,시장시절 정보를 이용해 수백억원대의 투기를 했다는 전직 시장의 얘기,수십 채의 집을 갖고 투기를 하면서도 소득세 신고는 회사 신입사원보다 적게 납부한 양심불량 의사의 얘기 등 좋지 않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순수함을 비웃는 교활한 사람,정직한 사람보다는 사기꾼,의를 중시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정치가,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쌓고 사회에서 얻은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가보다는 회사 돈을 자기 개인의 치부로 이용하는 사업가들이 넘쳐나는 세상인 것이다. 우리가 답답한 도시 생활을 하다가도 때로는 가슴이 탁 트이는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싶듯이 이런 사람들의 얘기로 가슴이 답답해지면 문득 보고 싶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직장인이자 시인으로 20년간 생활하고 있는데,곰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큰 덩치와 순박한 얼굴 등 언뜻 봐서는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의 감성이 있을 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시를 쓰고 시인 동호회에서 발표하거나 자신이 쓴 시를 모아 시집을 발간하기도 한다. 직장 후배가 결혼하면 시 한편 써서 축복해주고,동료가 타 부서로 전배를 하거나 회사를 떠나게 되어도 시 한 수로 그 섭섭함을 달랜다. 모임 때면 만나는 광화문 뒷골목의 소주 집에도 주인 누나의 따뜻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쓴 듯한 그의 시가 걸려 있다. 또한 산을 좋아해 기회만 생기면 등산을 하는데,산을 갔다 오면 그 산에서 느낀 정취를 어김없이 시로 표현해 동반자에게 선사한다. 그는 여름 휴가 때는 시골 노부모의 논농사를 도와드리고 서울에 직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양평의 외진 마을에 전원 주택을 짓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기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간혹 친구들이 애들 교육을 위해 강남이 어떻고,조기 외국 유학이 어떻고 하면 참교육은 그게 아니라는 듯 얼굴에 빙그레 미소를 머금고 듣기만 하는 친구,어쩌다 친구들과 술 한잔 하다 막차 시간에 쫓겨 서둘러 집으로 가면서도 전원 생활을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 친구,그 친구를 필자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리고 세상엔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더 많으니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