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2:54
수정2006.04.02 22:56
'링팅한궈(聆聽韓國.한국을 듣는다)'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중앙인민방송(CNR)에서 매일 한시간씩 방송되는 '링팅한궈'는 중국내 유일한 정규 해외 음악방송이다.
우리나라의 최신 인기가요는 물론 가요의 역사와 한국 문화 등을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있다.
'링팅한궈'를 운영하는 김윤호 우전소프트 사장은 "음악방송을 위해 외국인에게 방송시간을 판 첫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이 프로는 현재 중앙인민방송 8개 채널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의 멋과 맛이 중국 대륙에 스며들고 있다.
한국 가요가 대륙인들의 문화적 취향을 바꿔놓고 있으며 초코파이 김치 등 먹거리들은 중국인들의 입맛을 변화시키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하오리요우(好麗友.좋고 멋진 친구)라는 이름처럼 중국인들에게 '좋은' 먹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97년 중국에 첫선을 보인 이후 연간 1억개의 하오리요우가 판매되고 있다.
중국 케이크.파이류 시장의 40%,초코파이 시장에서는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상품인 '김치'도 대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칭다오에서 '경복궁'을 운영하고 있는 문병순 사장은 젓갈과 매운 고추 등 한국 양념을 사용한 토종 김치를 선보여 히트를 쳤다.
올해 초에는 경복궁 식품유한공사라는 김치 공장을 설립, 한국 김치를 직접 가정으로 배달까지 해준다.
중국과의 수교 10년 역사는 두 집 걸러 밥집이라는 중국 대륙에서 한.중.일 3국 음식점으로 승부를 거는 '해화성' 같은 음식점을 낳기도 했다.
베이징 '해화성'의 공상도 사장은 광둥 요리사 13명을 스카우트하고 직접 테이블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함으로 해화성을 일으켰다.
중식당이 자리를 잡자 공 사장은 식당 옆 부지를 매입해 일식당과 한식당도 차렸다.
해화성은 이제 1만평 부지에 종업원이 6백명에 달하는 중소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대륙에 한국을 심고 있는 이들은 모두 한두번의 뼈아픈 좌절을 경험한 공통점을 지녔다.
중국인과 합작으로 세운 무역회사가 부도 나 옌볜에서 1년간 은둔생활을 했던 공 사장.
초코파이에 앞서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오징어땅콩' 공장을 세웠다 참패한 오리온제과.
한국가수 공연기획으로 빈털터리가 됐던 우전소프트의 김윤호 사장.
그들의 오늘은 모두 참담한 좌절과 실패의 쓰라림이 소중한 경험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한우덕 베이징 특파원, 오광진(국제부), 정태웅(산업부 대기업팀), 송태형( " 과학바이오팀), 김형호( " IT팀), 김미리( " 대기업팀), 허문찬(영상정보부 기자) i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