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원로 조각가인 줄리아노 반지(71)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인간의 드라마'를 주제로 대리석 화강암 브론즈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검은 모자를 쓴 여인' '달리는 남자' 등 조각 16점과 판화 8점을 출품했다. 피렌체에서 조각을 전공한 반지는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조각으로부터 르네상스의 미켈란젤로, 현대의 헨리 무어, 브랑쿠시 등 조각사에 빛나는 작품들의 요소를 융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미시마에 '반지 뮤지엄'이 개관될 정도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다루는 소재는 인간이다. 특수한 순간에 처한 고립된 인물상들의 표정을 리얼하게 표현한다. 구상조각이면서도 신체의 일부를 과감하게 생략 또는 축소시킨다. 고통받고 있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주의적인 기법으로 드러낸다. 힘이 넘치면서도 소재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테크닉이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나폴리시에서 발주한 14m짜리 '다비드상'을 제작하는 등 대형 조형물도 자주 선보인다. 31일까지. (02)549-757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