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印尼, 테러대응 단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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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인도네시아는 테러의 한복판에 있었다.
지난 12일 밤 발리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관광객 1백90여명이 사망하고 3백여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은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기록됐다.
인도네시아에서의 테러는 마치 알람시계에 맞춰진 것처럼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건 직후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은 "원시적이고 비겁한 테러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는 담화를 신속하게 발표했다.
하지만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담화문으로서는 부족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발리 테러'사건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호주 등 각국 국민들에게 인도네시아를 대표해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언론들은 "가해자의 종교나 피부색에 관계없이 어떠한 종류의 테러행위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사건때도 언론들은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으며 일부 언론들은 '테러를 반대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조차 내보내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언론들이 이슬람인들에 의해 발생한 테러에 대한 논의를 금기시하는 이유는 전체 인구 2억1천만명 중 90%가 무슬림(이슬람교도)인 국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각종 이슬람 단체에 국민들이 가입하고 있고,이 단체들이 정치세력과 연계하고 있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오랜 경제침체로 일자리를 빼앗긴 실업자들은 이슬람 과격단체에 가입,이슬람전사가 되기도 했다.
이슬람전사가 되면 가족의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무기도 지급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테러사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정부로서도 이번 사건이 정치적 불안과 더불어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특히 연간 5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관련산업 종사자만도 8백만명에 달하는 등 효자노릇을 해온 관광산업은 당분간 침체기를 맞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1998년 수하르토 정권이 붕괴될 당시 관광객은 이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시위대가 화교들이 소유한 가게들을 약탈했으며 일부 지방군벌들은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들의 호텔을 수색하는 등 공포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들이 이슬람 과격단체들에 "테러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경고를 해야 하며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해야 한다.
또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 연계설이 나돌고 있는 이슬람 성직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64)와 그가 이끄는 제마이슬라미아(JI)라는 단체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미 정보기관에 따르면 JI는 동남아시아에 이슬람 공동체국가 건설을 목표로 자카르타 뿐 아니라 마닐라 싱가포르 콸라룸푸르 등에서 성전(지하드)을 선포하고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기회에 테러단체들을 색출,제거하지 않으면 인도네시아는 테러리스트들의 천국이 될 것이다.
정부는 테러리스트 검거와 테러방지를 위해 우선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이웃국가들과 협조하고 필요하다면 유엔 등 국제사회에도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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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14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Indonesia Must Fight Terrorism'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