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이번 대선이 미디어 선거전 양상을 보일 것에 대비해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 각 후보 진영은 후보들의 약점을 보완해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 후보는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 제고를,노 후보는 '노풍'의 재점화를,정 의원은 월드컵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미디어 선거전에 대비해 젊은 엘리트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선대위 대변인으로 30대인 조윤선 변호사를 임명했다. 정당사상 첫 여성대변인이 된 조씨는 화려한 변호사 경력으로 귀족적 이미지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젊고 'TV형 외모'를 지닌 게 강점이다. 이 후보 진영은 조 대변인을 앞세울 경우 젊은층과 여성을 공략하는데 주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86세대' 남경필 대변인을 중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TV나 신문 사진에서도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활짝 웃는 모습을 연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서민들의 생활 속을 파고드는 '민생투어'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 데도 힘쓰고 있다. TV토론에서는 상대방의 공격에 흥분하지 않도록 느긋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 1일 경실련 토론회에서는 집요하게 단점을 파고드는 토론자들의 공격을 차분하게 받아 넘기는 여유를 보였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노 후보는 원숙미와 개혁적 이미지를 겸비한 조순형 의원과 TV앵커출신으로 젊으면서도 도회적 이미지가 강한 정동영 의원을 선대위원장에 선임,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또 청년층과 여성층의 호감도가 높은 추미애 의원을 국민운동본부장에 임명,젊고 개혁적인 이미지 구축에 무게중심을 뒀다. 한때 '경박한 용어'를 거침없이 구사했던 점이 대통령 자질 논란으로 이어졌던 점을 고려,각종 행사나 연설회에서 정제된 표현을 구사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선선대위 출범식엔 4백여명의 노사모 회원이 참석,돈안쓰는 선거를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소액다수가 자발적으로 마련한 6천5백여만원 가량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천5백70개를 노 후보에게 전달했다. 이런 경우가 노 후보 주변에서 '구정치 청산'을 기치로 서민적·개혁적 후보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케이스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월드컵 이후 각종 축구관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월드컵·축구·히딩크의 이미지를 이어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남북축구대회,히딩크 감독의 자서전 출간회는 물론 부산아시안게임의 주요 축구경기도 어김없이 참관했다. '재벌 2세'라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헌혈행사를 비롯한 각종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자신의 가정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혀 '서민친화적' 이미지 구축에도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존경하는 인물로 재야운동가인 백기완씨 등을 꼽은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수 있다. 이와 함께 영어구사 능력과 폭넓은 국제인맥을 강조해 타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