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1시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아시아드선수촌. 북한팀 숙소인 114동의 상당수 방엔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다. 이날 북한 선수단 3백18명 가운데 1백55명이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기때문이다. 선수촌 숙소부 김영자씨(42)는 "드러내 놓고 말들은 하지 않지만 아쉬움을 느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10일 저녁 어둠이 내릴 무렵부터 베란다 창문에 몸을 내밀고 부산의 밤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남자 선수,차분히 숙소 주변을 거니는 여자 선수,자원봉사자 등과 얘기를 나누는 임원 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10일 밤 선수촌에서 실시된 북한응원단 공연에 참석한 1백50여명의 북한선수단중 일부는 스스럼없이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어깨동무를 한 채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는 등의 '파격'을 보였다. 김용만 선수촌 운영담당관은 "돌아간다는 생각에서인지 북한선수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웃기도 했다"고 밝혔다. '떠나는 아쉬움'은 11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만난 북한선수들의 입에서도 흘러나왔다. 한 북한 여자선수는 "돌아가게 돼 아쉽다"며 "통일이 되면 부산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폐회식 때까지 부산에 남게 된 탁구 금메달리스트 김향미 선수는 "짧은 기간이지만 남녘의 많은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북한선수단이 올때와 마찬가지로 갈때도 환영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귀환일정과 명단 등을 몰라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