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기업인수·합병) 재료로 상한가 퍼레이드를 펼친 키이엔지니어링(이하 키이) 주가가 11일 만에 3배 이상 치솟았다. 이에 따라 키이가 '제2의 리타워텍'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키이는 지난달 23일부터 10월1일까지 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10월2일 장중 조정을 거친 다음 또 다시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로써 지난달 22일 2천6백원이던 키이 주가는 8일 8천1백30원으로 뛰어올랐다. 11일 간 상승률만 2백12%에 이른다. 키이 주가 추세는 2000년 초 리타워텍 주가 움직임과 여러 측면에서 닮았다. 우선 급등세가 비슷하다. 리타워텍은 2000년 1월27일부터 34일 연속 상승하는 등 2000년 5월17일까지 무려 1백60배나 올랐다. 무엇보다 키이를 제2의 리타워텍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은 키이 M&A에 리타워텍의 회장이었던 최유신씨까지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키이를 인수한 주체는 버뮤다 소재 투자회사인 CSC다. 이 회사는 아시아지역 투자회사인 스팩맨그룹의 자회사이며 스팩맨그룹은 리타워텍의 인수주체이기도 하다. 주가를 끌어올린 재료도 비슷하다. 리타워텍은 보일러용 부품업체이던 파워텍이 M&A를 통해 인터넷 지주회사로 바뀐다는 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축열식 소각로 제조회사인 키이도 M&A를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키이 역시 리타워텍처럼 이상급등 현상이 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이 근거다. 키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68억원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올 상반기엔 12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상반기 순이익은 마이너스 6억원이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거래량과 주가추이를 봤을 때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