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아파트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조차 시장상황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가운데 거품붕괴론과 대세상승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럴땐 거래량,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등 기술적지표들이 향후 집값을 예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로 거래량 감소 등을 들어 아파트값 하락을 예고하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락보다는 상승을 예고하는 지표들이 아직은 우세하다고 보고있다. ◆거래량=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은 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거래량이 줄어들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주가도 하락한다고 해석한다. 반대로 거래가 늘기 시작하면 주가도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최근들어 거래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4분기를 고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올해들어 가장 많은 2만3천1백66가구가 거래됐지만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7월에는 거래량이 1만2천가구대로 뚝 떨어졌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의 김선덕 소장은 "내년 초까지는 거래량이 감소해도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매매가와 거래량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는 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높아지면 조만간 아파트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반대로 이 비율이 떨어지면 아파트를 처분할 시점으로 본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구매력 관점에서 보는 기술적지표다. 전세가비율이 높을 경우에는 조금만 돈을 보태도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내집마련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집값도 상승한다. 반대로 이 비율이 낮아지면 구매력이 현저히 떨어져 수요도 줄어든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서울시내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7%선.지난해초 57% 수준이던 것이 지난해 11월 60%까지 올랐다가 다시 지난해초 수준으로 돌아왔다. ◆청약열기=아파트시장 청약열기도 시장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대개 기존 아파트값이 급등하면 청약열기도 달아오른다. 실수요자들은 조금이라도 싼값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투자자들은 프리미엄을 노리고 아파트 청약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청약열기는 청약경쟁률과 초기계약률 등으로 파악할 수 있다. 청약열기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가격하락 조짐은 없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서울 동시분양 청약경쟁률은 평균 1백대 1을 넘나든다. 수도권에서도 9월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0대 1에 육박하고 있다. 초기계약률도 대부분 1백%에 육박하고 있다. ◆매물 수량=일선 중개업소들에 나온 매물 수량으로도 시장의 향후 흐름을 예상할 수있다. 매물이 많이 쌓이면 가격은 하락하고 반대로 매물이 부족하면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 강남권에선 재건축을 재료로 단기 급등했던 단지를 제외하면 매물이 흔하지 않은 상태다. 매물부족 현상이 겨울방학 이사 수요가 발생하는 11월에도 계속된다면 가격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미분양 물량=미분양 물량이 늘면 아파트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미분양이 속속 소진되면 아파트값은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부산 등 지방에서는 최근들어 미분양 물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서울·수도권에선 여전히 미분양물량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