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이라크가 무기사찰 재개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마련함으로써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위협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무기사찰 재개 이전에 유엔 결의안을 통과시켜 이라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미국은 무기사찰단에 무력 사용 권한을 부여하는 등 강력한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이 2일 입수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이라크에 대해 30일 기한 내에 "생화학무기, 핵무기, 탄도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 개발 계획의 모든 측면에 대한 받아들일 수 있고 정확하며 완전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결의안 초안은 " 이 보고서에 어떠한 거짓이나 누락이 있을 경우 안보리회원국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화와 안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은 무력 사용을 의미하는 외교적 표현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강력한 결의안 초안이 실제로 유엔 안보리를 통과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거부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 중국, 프랑스가 유엔 무기 사찰이 재개된 후 사찰 결과를 본 후에 새로운 결의안을 논의할 것을 주장하고있어 사찰 재개전 결의안 통과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과 대립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로부터 대이라크 무력 사용에 대한 지지를 확인받은 데 이어 유엔의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프랑스도 독자적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결의안 초안은 이라크에 대해 유엔의 무기 사찰에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다음 무기사찰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날 경우에 안보리가 완전한 사찰을위한 조치를 강구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의 결의안은 3일 안보리에 상정돼 논의에 들어간다. 또한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와 합의한 무기사찰 재개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블릭스 사찰단장은 이번주초 빈에서 열린 이라크측과의 회담에서 빠르면 2주 안으로 사찰단을 이라크로 보내 무기사찰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무기사찰 재개 합의에 대해 러시아, 프랑스 등은 환영 의사를 밝혔으나 미국과 영국이 이에 반대하는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간 의견이 엇갈려 무기사찰이 예정대로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