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김석수 총리지명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를 열고 김 지명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재산증식 및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등에 대한 검증을 계속했다. 국회는 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김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한다. ◆아들 병역문제 의혹=신경과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김 지명자는 부모로서 자식의 병명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혀 국민들로부터 연민의 정을 느끼게 만들었다"며 "그러나 김 지명자 아들의 병원 기록을 검토해보면 의심 가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이날 참고인으로 나온 이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장은 "김 지명자의 장남이 병역면제 판정을 받을 당시에 대뇌·소뇌 위축증과 중추신경 퇴행성 장애로 단정할 증거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촬영 결과 등을 보면 당시 소뇌 위축이 진행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장남의 병역면제 과정에서 불법이 있다면 이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 지명자는 "자식이 군대에 가지 못한 것은 송구한 일이지만 병역면제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며 "미국 비자발급 과정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부동산·실권주 문제=민주당 문석호 의원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경남 하동땅을 다섯차례에 걸쳐 매입한 것으로 돼 있는 것은 비록 본인이 그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도덕적·윤리적 책임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덕배 의원은 "대기업이 1억원이 넘는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실권주를 아무 조건 없이 사외이사에게 줬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은 "김 지명자가 3년여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배당받은 실권주 시세차익과 삼성타워팰리스 분양이익이 법관 생활 40년간 번 돈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지명자는 "삼성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은 17년간 살던 아파트를 팔고 구입한 것"이라며 "결코 특혜 분양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임명동의안 처리 전망=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2일의 인사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당의 입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양당 수뇌부와 청문위원들은 김 지명자에게 도덕적 흠결이 없는 것은 아니나 '결정적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장상·장대환 전 총리서리 임명동의안이 예상을 뒤엎고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지명자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