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순항,그러나 곳곳에 지뢰밭" 삼성 LG 현대 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대부분 내년 경제성장률을 "5%대 후반"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올해(6% 안팎 예상)보다는 다소 낮지만 내년에도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민간연구소들이 내놓은 전망치에는 그 어느해보다 짙은 "불안감"이 배어 있다.


내년에 불확실한 변수가 너무 많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이라크 전쟁과 이로 인한 국제유가 불안 등 대외변수는 경제흐름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크다는 게 연구소들의 한결같은 경고다.


국내에도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과 이로 인한 경기냉각 우려 등 위험요인이 잠복해 있다.


각 연구소의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유독 '만약'이란 표현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호한 성장기조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6∼5.8% 사이에 분포해 있다.


실물경기 지표에 뚜렷한 악화기미가 엿보이지 않는 데다 세계 정보기술(IT) 산업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내년 1∼2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단기간 내 수습돼야 이같은 성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아예 미·이라크전쟁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시나리오별로 성장률 전망치가 2∼5%대의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빨간불


연구원들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올해(50억달러 안팎)보다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5년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우선 내년에도 수출은 세계 교역 규모가 6.1% 가량 늘어나는데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수입 증가세가 이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다.


또 다른 악재는 서비스수지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국내 관광·교육 등의 인프라가 단시일 내 개선되기 어려워 해외여행 유학 연수 등으로 달러가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물가상승 압력은 커질 듯


내년 상반기에 특히 물가상승 압력이 높을 것이란 예상들이다.


부동산 가격급등,과잉 유동성 등이 올 연말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물가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이라크전쟁으로 국제유가마저 뛰면 소비자물가가 4% 이상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연구소들은 진단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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