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학의 명문인 게이오대 인맥이 고이즈미 2기 내각의 경제팀을 장악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지난달 30일 단행한 개각에서 도쿄대 법학부 출신인 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상과 와세다대 법대 출신의 다케베 쓰토무 농수상이 경질됨에 따라 내각 경제팀은 게이오대 일색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정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를 정점으로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히라누마 다케오 경제산업상,오시마 다다모리 농수상이 모두 게이오대 출신이다. 여기에다 히토쓰바시대를 졸업했지만 게이오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이번 개각에서 유임에 성공한 것은 물론 금융상 자리까지 꿰차고 앉았다. 이런 점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내 '파벌파괴'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학벌'을 깨는 데는 실패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8월초 새 지폐를 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게이오대 설립자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초상이 담긴 1만엔권은 그대로 사용키로 해 눈총을 받았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