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 南-北 한판대결 "양보는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북한의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로 인해 남북한 화해무드가 절정에 이른 가운데 남북한 선수들간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바디를 제외한 37개 종목에 출전하는 남측과 16개 종목에 참가하는 북측은 탁구 여자복식을 비롯해 레슬링 유도 복싱 등에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남북대결은 10월1일 벌어질 전망이다.
구덕체육관에서 열리는 여자유도 63㎏에 출전하는 한국의 박가영과 북한의 지경선이 시드 배정에 따라 예선에서 격돌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대결은 2일부터 시작된다.
유도 73㎏급에서는 남한의 최용신과 북한의 박철수가 메달을 다툰다.
지난해 코리아오픈 우승과 파리·독일오픈 2위를 차지한 최용신은 주특기인 허벅다리 후리기를 앞세워 금메달을 노린다.
라이벌 일본의 나카무라 겐조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금메달을 따내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박철수는 북한의 중량급 에이스였던 곽억철이 은퇴한 뒤 나타난 다크호스다.
국제대회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입국한 뒤 연습에서 뛰어난 메치기 기술과 강인한 체력을 보여줘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자 유도 52㎏에선 96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북한의 계순희에게 올 헝가리오픈에서 우승한 이은희가 도전장을 낸다.
이은희의 열세가 예상되지만 주무기인 허리 후리기 기술이 절정에 올라 있고 독일오픈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탁구 여자복식에서는 남한의 유지혜-김무교조와 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가 맞붙을 공산이 크다.
유지혜와 김무교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짝을 이루기 시작해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고 2001 카타르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최강의 복식조로 떠올랐다.
왼손 셰이크핸더 올라운드 전형으로 행동 반경이 넓고 파워가 좋은 김무교와 오른손 셰이크핸더 전진속공형인 유지혜는 '만리장성' 중국을 넘기 위해 반드시 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를 꺾어야 한다.
이에 맞서는 김현희와 김향미는 각각 왼손과 오른손 셰이크핸더지만 전진속공에 뛰어난 공격지향적인 전술을 구사한다.
지난해 카타르오픈 결승 맞대결에서는 유지혜-김무교조가 2대1로 이긴 적이 있어 북한으로서는 이번 대회가 설욕전이 되는 셈.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5㎏급에선 한국의 정지현과 북한의 강용균이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정지현은 여태껏 지존의 자리를 지켰던 심권호와 하태현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따낸 '샛별'.무서운 파워로 상대를 제압하지만 세기가 부족하고 큰 대회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심권호에 밀려 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치는 등 '아시아 2인자'에 머물렀던 강용균은 정지현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 밖에 복싱 라이트플라이급(48㎏)에서는 2001 동아시아대회 챔피언 김기석(남한)과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은철(북한)의 대결이 예상된다.
몸놀림과 푸트워크가 빠르고 스트레이트가 좋은 김기석은 파고드는 기술도 겸비하고 있어 98년 방콕대회 '노메달'의 수모를 씻어줄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왼손잡이 김은철은 '복싱 강국'인 북한의 전통을 이어갈 유망주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