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를 펀드로 만들어 주식처럼 사고파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내달 14일 도입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ETF 시장개설로 5천억원 내외의 신규자금 유입이 기대되는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상승효과로 침체된 주식시장에 힘이 될 전망이다. 또 ETF가 일반주식과 인덱스펀드의 장점을 결합했기 때문에 시장의 투자효율성을 키울 수 있는데다 주식시장에 거부감을 보이는 잠재적인 투자자들도 일부 끌어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TF란 ETF(Exchange Traded Funds)는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는 지수연동형 펀드를 만든 뒤 이를 사고 파는 상품이다. 즉 목표주가지수 구성종목들로 만들어진 주식꾸러미(주식바스켓)를 현물로 납부해 펀드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행된 ETF주권을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거래하는 것이다. 거래는 주식처럼하되 성과는 펀드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ETF를 통해 전 시장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소위 '효자 종목'을 골라야 하는 '노심초사'에서 벗어나 직접 지수를 사고 파는 수단을 확보한 셈이다. 예컨대 종합주가지수 663포인트를 지표상으로만 보는데서 벗어나 663포인트라는 가격을 갖는 '종합주가지수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 도입되는 ETF의 경우 기초자산은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가 아니라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 업종대표성을 지니는 '코스피200'과 '코스피50'이다. 따라서 현재 코스피200이 83포인트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포함된시가총액상위 200개 종목을 8만3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상장된 ETF 1주의 가격은 코스피200 지수에 100을 곱한 값이고 최소 거래단위는 일반주식처럼 10주이기 때문에 8만3천원만 투자하면 '시장을 사들이는' 효과를 낼수 있다. ◆ETF 도입효과와 전망 ETF의 도입으로 증권업계는 5천억원 안팎의 신규자금 유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과 LG투신운용은 올해 안에 ETF 5천억원어치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중 증권사가 보유한 현물주식과 기존 인덱스펀드에 편입된 현물주식으로 대체되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은 판매금액의 절반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 ETF가 상장되면 신규자금 유입과 함께 ETF에 편입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주가상승도 기대된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코스피200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만든 ETF상품이 상장되면 5천5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 유입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ETF에 편입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한국전력, 국민은행, POSCO,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사의 주가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ETF 도입으로 기관선호 종목군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LG카드, 대우조선해양, 금강고려화학, 하이트맥주, 태평양 등의 수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ETF는 침체된 주식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장기적으로는 투자 효율성을 높이면서 개인과 기관의 투자패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인덱스펀드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높은 변동성으로 주식형펀드의 성과가 가변적이었다. 그러나 ETF시장이 활성화되면 투자성향을 지수추종형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인덱스펀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개인투자자들도 기관투자가처럼 인덱스 수익률을 추종하는 '기관성 매매전략'을 활용할 수 있고 선물 외에 새로운 헤지(위험회피) 수단을 보유하게 된다. 게다가 특정업종 관련 ETF가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업종별 ETF가 상장되면 투자패턴이 '주식고르기'에서 '펀드고르기'로 전환될 수 있다. 경기흐름에 따라 특정업종에 대한 투자기회가 부각되면 해당업종내 우량종목을 골라내기에 앞서 해당업종 ETF를 매수하는 투자흐름이 정착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