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kang@nice.co.kr 우리 사회의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은 대부분 '여성 1호'라는 타이틀로 언론을 탄다.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행정 등 사회적 진출 정도를 나타내는 여성권한척도(GEM)가 개발도상국 평균에도 미달하는 상황이니까 생기는 말이 아닌가 싶다. 지식정보화 사회로의 시대흐름에 따라 육체적인 힘보다 지적 능력에 따른 노동을 더욱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성 인력에 대한 차별 근거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은 우리 사회의 직업전선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있음이 사실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50%를 밑돌고,임금수준은 대부분의 직종에서 남성 대비 7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의 피해의식도 상당하다. 얼마 전에 기사화된 경기대의 '여학생 취업에 관한 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대생들의 50% 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취업과정에서 차별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까지 여성들의 평균교육연수가 남성보다 많은데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포기하거나,출산과 육아 문제로 중도에 직장을 그만두는 정도가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은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와 수익회수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의 여성인력에 대한 기피현상은 전적으로 기업의 잘못이라기보다 그동안 광범위하게 우리사회를 지배한 남녀차별의식이 아직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고용현장에서 모성에 대한 보호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문제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율을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뜨렸고 평균수명이 증가하는 가운데 진행되는 이러한 저출산은 우리 사회를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대우는 여성들만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빚게 되고 결국에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작년에 여성부가 출범했고 공공부문의 여성할당제 도입을 비롯 많은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활동이 진정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서부터 남녀평등 의식과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할 것이며 정부는 이런 면에서도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