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은 미국이 공격해올 경우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로 미군을 유인, 시가전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익명의 외교관의 말을 인용, "이라크군은 자국 군인들이 민간인들과 뒤섞일 수 있기 때문에 시가전에서 전략적 이점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이같이 전했다. 이라크의 이런 `시가전 전략'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광활한 남부 사막지대에서 수천명의 병사들을 잃은 쓰라린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포스트는 분석했다. 당시 미군은 사막 한복판에 포진돼 공습과 포격에 노출돼 있던 이라크 군에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그러나 이라크는 앞으로 미국이 침공하면 걸프전 때와 달리 병력을 도시에 집중배치, 미군을 끌어들여 위험이 높은 시가전을 벌인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고 포스트는 설명했다. 실제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내각의 고위 인사인 모하메드 메흐디 살레흐는 "미국이 이라크 체제 교체를 원한다면 바그다드로 와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바그다드에서 미군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 시가전 방침을 강력히 내비쳤다. 바그다드 거리에는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병력 증강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바그다드 안팎에 최소 3개 사단의 정예 공화국 수비대가 배치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이라크 반체제 단체인 이라크국민회의(INC)도 이번주 후세인 대통령이 공화국 수비대 사령부를 집중 배치하고 바그다드 주변에 새로운 방벽 건설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