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새달 3∼5일평양을 방문할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차관보를 전면에서 맞을 지 주목되고 있다. 켈리 차관보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특사단장이지만 외교 관례상 격이 다르기 때문에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부 당국은 일단 "켈리 차관보가 김 국방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는 얘기는 (북미간에) 아직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례로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방북했을 때 북한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접견했고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 전면에 나섰었다. 따라서 북측은 켈리 차관보를 맞이해 김 상임위원장과 강 제1부상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북미관계 전문가들은 북측이 최근들어 대내외적으로 파격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북미관계 개선의지 표명 차원에서 켈리 차관보를 접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는 "외교관례상 김 국방위원장과 켈리 차관보의 면담은 어렵지만 부시 대통령이 김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보내는 메시지를 휴대하거나뉴욕채널을 통해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면 면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할 초기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대사를 내정했다가 성과있는 대화를 위해 켈리 차관보로 격을 높였다는 점을 북한 당국이 감안할경우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성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국방위원장이 올해 임동원(林東源) 특사와 박근혜(朴槿惠) 의원을 접견,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과 국군포로 문제 해결이라는 `선물'을 내놨는가 하면 고이즈미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깜짝카드'를 제시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도 그렇다는 분석이다. 김 국방위원장이 차관보라는 직급보다는 부시대통령의 대리격인 특사단장이라는점을 중시해 켈리를 직접 면담할 경우 이는 구체적인 협상 성과 못지않게 대미관계개선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는 상징적 제스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