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은 귀하고 전·월세는 나가질 않으니 개점휴업이 따로 없습니다.' 다음달 입주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극심한 매물기근 속에 대량으로 확보해 놓은 전·월세 물량은 전혀 소화가 안 되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업소에 따르면 이번 입주물량은 주상복합아파트(35∼1백1평형 1천2백97가구)와 오피스텔(21∼50평형 2백2실)을 합쳐 1천5백가구나 되지만 팔려고 내놓은 매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전·월세 물량은 풍부한 편이나 가격이 너무 비싸 수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워팰리스 인근에 있는 타워팰리스부동산의 이성한씨는 "입주일이 2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으나 팔려고 내놓는 매물이 거의 없다"며 "대목을 보기는 틀린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인근의 다른 부동산업소 관계자도 "35평형의 경우 프리미엄이 3억원 이상 붙었는데도 매물이 도무지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그나마 다량으로 확보해 놓은 전·월세는 보증금 수억원에 월세가 수백만원에 달해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입주 1개월 전에는 전체 가구수의 30%가랑이 매매·전세 물량으로 나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타워팰리스는 '그림의 떡'이라고 씁쓸해 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타워팰리스의 경우 투자자들이 과중한 양도소득세를 우려해 매물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 2월에는 2차분 9백57가구의 입주까지 예정돼 있어 전·월세 물건 소화불량 증세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