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인도국영석유공사(IOCL)로부터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석유화학플랜트공사를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11일 뉴델리 인도석유공사 회의실에서 라마찬드란 회장과 플랜트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플랜트는 뭄바이에서 북쪽으로 3백70㎞ 떨어진 구자라트주 바도다라 공단지역에 오는 2004년 8월께 완공돼 합성세제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선형 알킬벤젠(LAB)을 연간 12만t 생산하게 된다.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발주처의 까다로운 사전 기술검사를 통과한데다 이탈리아의 테크닙과 스남프로게티사 등 유럽의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수주해 뜻이 깊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플랜트 수주로 그동안 대체시장이던 인도를 주력시장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를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급속히 침체된 동남아 플랜트 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했다는 것이다. 실제 인도정부는 97년 이후 석유화학부문에 2백45억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정부 승인이 난 프로젝트만 10여건 25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연간 4천8백만t이던 인도의 석유화학제품 소비량은 오는 2005년엔 7천2백만t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인도 사람들의 기초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중산층이 빠르게 확산돼 석유화학 플랜트의 신증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이 인도시장을 파고든 것은 지난 97년 인도국영석유화학공사(IPCL)의 폴리에틸렌 플랜트와 C2/C3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부터다. 이어 99년에는 IOCL로부터 바라우니 정유공장 건설을 수주했다. 이번 공사를 포함해 그동안 총 4억2천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중 C2/C3공장은 이미 완공했고 바라우니 공장은 시운전을 끝내고 최종인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은 인도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주된 요인으로 시공능력을 꼽았다. 양 사장은 "인도의 관료주의,복잡한 세제 등 각종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플랜트공사를 완공한 외국기업은 드물다"며 "그만큼 단기간에 우수한 시공력을 인정받았고 돈독한 신뢰관계를 쌓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인도시장의 이같은 잠재력과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현지영업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지난 2000년 개설한 뉴델리 지점을 전략거점으로 삼아 인도의 저임금 고급두뇌를 활용하는 한편 현지 기자재 조달을 늘릴 방침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