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매출 1위 기업 월마트가 오는 12일 경기 안양 평촌에 신규 지점을 오픈한다. 98년 한국마크로의 4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국내에 상륙한 월마트의 13번째 점포다. 월마트코리아의 매출은 첫 사업연도인 1999년 3천20억원에서 지난해 5천6백97억원으로 늘었다. 97억원의 적자도 지난해에는 3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캐나다 국적을 가진 레니 망 월마트코리아 사장은 "월마트의 경쟁력은 'EDLP(Everyday Low Price, 언제나 싼 가격)'라는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싼 가격의 물건을 공수해올 수 있다는 것은 국내 업체가 흉내낼 수 없는 강점이라는 것. 월마트는 EDLP를 실현하기 위해 비용을 극도로 아낀다. 망 사장은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갈 때도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한다. 사무실에는 기본적인 집기 외에 어떤 장식도 없다. 모든 것이 '불필요한 비용'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은 위 아래를 떠나 똑같은 개인으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 내 평등이다. 직원들도 그를 '망 사장'이 아닌 '레니'로 부른다. 본사는 '헤드 오피스'가 아닌 '홈 오피스'로 표기하고 '고용인(employee)'이라는 말 대신 모든 직원을 '동료(associate)'로 부른다. 월마트코리아의 성장은 업계 전반의 폭발적 성장을 감안하면 그리 대단한 편은 아니었다. 월마트코리아 매출이 88% 증가한 2년간 '빅4(신세계이마트 롯데마트 삼성테스코홈플러스 한국까르푸)'의 매출은 평균 1백46%나 늘었다. 망 사장은 이에 대해 "첫 할인점이 국내에 등장한지 9년이 지났지만 월마트코리아의 역사는 4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월마트코리아가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을 보인 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나 홍보 활동에 다소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망 사장은 이에 대해 "월마트 지점이 있는 지역 주민들이 월마트를 알면 되지 국내 모든 소비자가 우리를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반기에 전국에 새로 문을 여는 할인점이 총 50개에 달할 전망이고 빅4의 점유율은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망 사장은 월마트의 성장 여지도 많다고 믿는다. "2백40여개의 할인점이 4~5년 안에 최소한 4백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업계 전체가 성장세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월마트는 12일 문을 여는 안양 평촌점에 이어 올해 대구를 포함해 2개 점포를 더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생필품과 식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동네 수퍼마켓 형태의 사업에도 도전해 본다는 구상이다. 망 사장은 "월마트코리아의 목표는 규모로 '넘버 원'이 되기보다는 '베스트'가 되는 것"이라며 "베스트는 소비자에게 가장 싼 값에 최고의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