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럭 등에서 내뿜는 디젤연료 배기가스가 폐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3일 발표했다. EPA는 디젤유가 보건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다룬 651쪽짜리 보고서에서 이같은 잠정결론을 내리고 디젤유 정화규정을 강화해 트럭의 배기가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디젤유 배기가스가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관해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있긴 하지만 동물실험과 작업장에서의 조사를 통해 디젤유 배기가스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부 도시지역의 경우 디젤유 배기가스가 공중의 미세 검댕 중 4분의1을 차지한다면서 디젤유 배기가스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은 천식 등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또 작업장 조사와 동물실험 결과 디젤유 배기가스 성분을 흡입하면 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디젤유 배기가스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전반적인 증거들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같은 EPA 보고서는 여러 국제 보건단체들과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된 다양한 연구에서 나온 결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인데 EPA가 대기정화법에 따라 디젤유 배기가스를 규제할 연방 주무 부처란 점에서 이 보고서는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클린턴 전 행정부 당시 제정된 대형 트럭 배기가스 규제강화 및 디젤유의 탈황 의무규정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해 왔으며 EPA의 이번 보고서 발표를 고대해 왔다. 환경운동가들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대형 트럭 뿐만 아니라 농업용 트랙터와 건설 장비 등 디젤유를 사용하는 모든 장비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간 환경단체인 미 공공이익연구그룹의 에밀리 픽도르는 "유해한 디젤유 배기가스에 사람들이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부시 정부는 디젤유를 사용하는 트럭과버스에 대기정화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하며 건설 및 농업 장비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어린이들이 디젤유 사용 버스로 등하교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어린이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리스티 휘트먼 EPA 청장은 디젤유에 관해 더욱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거듭 공약해 왔으며 EPA는 지난 달 오는 10월 시한까지 완전연소 트럭 엔진을 제조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 시한 연장을 추진해온 일부 디젤엔진 제조업체들에게 타격을 안겨주었다. 완전연소 엔진 10월 시한법은 이미 시판된 트럭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디젤유 탈황 의무규정이 적용되면 대기오염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