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부터 상승 물꼬 주식매수 나설때"..전문가들 하반기이후 증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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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금리를 웃도는 ROE(자기자본이익률)와 높은 배당투자수익률이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리레이팅(재평가)장세로 이끌어 갈 것이다" "대세상승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서서히 주식을 사모으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올 4.4분기 및 2003년 증시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씨티은행은 이달 4,5일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개최하는 "2002 씨티은행 투자박람회"에서 "증시 전망및 투자전략"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하는 4명 증권 전문가들에게 향후 증시전망을 들어봤다.
# 곽태선 세이에셋코리아 사장
지난해 '9·11테러'이후 주가상승폭 대비 50%이상 조정을 받은 국내 증시는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저평가 상태에 있다.
추세반전을 위해서는 미국 증시의 안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국내 증시는 다른 나라 증시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기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업 체질이 강화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업들은 IMF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탄탄한 재무구조와 함께 경기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자생력을 갖췄다.
반도체 통신 등 IT(정보기술)업종 기업들은 높은 성장성과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량 내수기업들도 안정적 성장속에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기업의 수익력 증대와 한자릿수대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상장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시중금리(채권수익률)를 웃돌고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미국 경기의 불투명성이 여전히 악재로 남아 있지만 국내 성장기조를 무너뜨릴 강도는 아니다.
투자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급불안도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대세상승을 염두에 두고 주식편입비중을 높여 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 김용법 삼성투신 CIO
최대 악재인 미국 변수가 올 4분기 이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는 3분기 중 추가로 불안해질 수 있다.
이 경우 미 증시의 펀드 환매와 그에따른 외국인 매도압력도 우려된다.
그래서 3분기까지는 보수적인 장세대응이 필요하다.
미 경기의 바닥이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만큼 증시도 이를 선반영해 올 4분기중 바닥을 탈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발(發) 악재가 해소되면 국내 증시는 상승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다.
견고한 내수기반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여건은 점차 호전되고 있다.
내년부터 대미 수출도 늘어나는 등 증시 펀더멘털은 여타 국가에 비해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준(PER:주가수익비율)은 일본 미국 대만 태국 등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4분기 이후 미 증시의 환매가 진정된 뒤 전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한차례 일어날 것이며 특히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된 한국증시로 국제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단기부동자금도 증시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4분기중 850선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2003년 세계 IT경기가 본격 회복되면 지수는 1,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 이덕청 LG증권 이코노미스트
최근 증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및 한국에서 하반기 성장률과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일제히 하향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4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회계부정이 일단락됨으로써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졌다는 점.둘째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메리트를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점.셋째 경기 및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수준이 낮아지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주식투자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점.마지막으로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세번째 요인을 가장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성장률 및 기업실적이 하향조정되기보다는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도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여러가지 위험에도 불구하고 올해보다 높을 것이며 확장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도 올 하반기 및 2003년 경기확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PER는 8배로 최근 10년간 평균 13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리도 역사적인 저점에 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의 상승 잠재력은 매우 높다.
# 함춘승 SSB 서울지점 전무
현 주가는 성장률이 4% 이하이거나 하반기 기업이익이 상반기에 비해 50%이상 줄어들 때만 정당화될 수 있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2002년 예상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6%다.
향후 2년 동안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측면에서 봐도 한국증시는 매력적이다.
과거 7년간 상장기업의 배당투자수익률은 3%를 넘는다.
선진시장의 경우 배당투자수익률이 2.5%를 넘어서면 예외없이 PER는 14배가 넘는 수준에서 거래된다.
현재 거래소시장의 PER는 8배에 머물고 있다.
한국경제는 올해 6.5% 이상,내년에는 6.9%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상장기업의 풍부한 현금흐름,잇단 자사주 취득,높은 배당률과 저금리 등이 어우러져 머지않은 시일에 유동성 장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
따라서 연내에 지수 900은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ROE와 배당투자수익률 상승이 한국증시의 리레이팅(재평가)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의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만일 미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매력적인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세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