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의 프로그램 오류로 회원 수백명이 PC를 못쓰게 되는 등 피해를 입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이후 발생하기 시작한 프로그램 오류는 삼성몰 사이트에 접속한 후 다른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인터넷익스플로러가 다운되면서 PC전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를 일으켰다. PC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삼성몰 회원들은 윈도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으며 아예 PC를 재부팅할 수 없어 업무를 보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사건 경위 삼성몰은 지난 7월말 문제가 된 프로그램(광고솔루션)을 설치한 이후 이 솔루션으로 2번의 이벤트광고를 실시했다. 이 솔루션은 사이트에 접속하면 곧바로 회원 PC의 윈도 레지스트리에 ".dll"을 확장자로 갖는 실행파일을 생성시켜 회원이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상품정보가 있을 때 자동으로 팝업창을 띄워 알려주는 마케팅 기법이다. 프로그램 오류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20일.삼성몰 사이트 접속 후 다른 사이트에 접속할 때 익스플로러가 다운되면서 인터넷접속이 불가능해 졌다. 게다가 프로그램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PC의 자동종료가 불가능해지는 등 갖가지 장애가 빚어졌다. 문제가 발생하자 회사측은 부랴부랴 사이트에 팝업공지를 띄워 "광고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솔루션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하고 29일 오후부터 프로그램 오류를 고칠 수 있는 패치를 배포하고 나섰다. 왜 문제가 되나 삼성몰이 사생활을 침해하면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내 마케팅에 활용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삼성몰의 광고솔루션을 개발한 쇼테크 측은 "고객의 컴퓨터에 상주하고 있다가 삼성몰의 쇼핑 정보를 선택적으로 끌어들이는 기능만 할 뿐 고객 정보를 밖으로 빼내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이 설계돼 개인정보 유출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몰측도 사전에 동의한 5천여명의 회원 PC에만 문제의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피해규모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그러나 문제의 프로그램이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빼가는 "스파이웨어"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 등 인터넷업체들이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빌미로 스파이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기술적으로 네티즌 몰래 PC내의 데이터까지 빼내갈 수 있다"며 "회사측이 개인정보를 악의적으로 빼내가지 않았더라도 스파이웨어를 사용했다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는 최근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피해보상 이뤄지나 삼성몰은 새로운 솔루션의 검증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한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혀 피해를 입은 네티즌들의 불만을 사고있다. 네티즌들은 삼성몰의 광고 솔루션 오류 때문에 중요한 데이터를 분실했고 업무 시간을 낭비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금전적 보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성의있는 보상이 없을 경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이번 파장은 법정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박영태.송형석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