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 IT업계 예산동결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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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국토안보부'신설이 워싱턴 IT(정보기술)기업들에 엉뚱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백악관 예산국이 국토안보부로 통합되는 부처들에 대해 IT 예산지출 동결령을 내리는 바람에 이곳 IT업체들이 찬바람을 맞게 됐다.
각 부처가 통합을 앞두고 당초 계획대로 IT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할 경우,예산 중복지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 이같은 조치가 발표됐다.
통합관련 22개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대략 10억달러 이상의 IT 투자가 중단될 공산이 커졌다.
이곳에 있는 IT업체들은 당장 피해를 보게 됐다.
워싱턴 인근 레스턴지역의 IT업체인 딘코프는 지난 6개월간 연방고속도로청과 새로운 소프트웨어 및 시설대여 계약 협상을 해왔지만,이번 예산동결령으로 손을 들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해안경비대와 6백만달러가 넘는 소프트웨어 계약체결을 앞두고 낭패를 보게 됐다.
사실 워싱턴의 IT기업들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가 IT거품 붕괴로 신음하는 것과 달리 연방정부의 지출확대로 톡톡한 재미를 봐왔다.
9·11테러로 미국 경제가 충격을 받았지만 연방정부는 오히려 보안관련 예산지출을 더 늘려 이 지역 IT업체들은 경기침체의 파장을 피할 수 있었다.
의회가 내년 정부의 IT 예산을 16% 늘릴 계획이어서 IT업체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곳 한국기업으로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시스템통합업체인 STG(회장 이수동)나,소프트웨어업체인 핸디소프트 미국 현지법인(사장 육상균)도 연방정부의 주문확대로 계약을 늘려올 수 있었다.
이런 기업들의 성장세가 많은 한국 IT업체들에 희망을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기울고 있는 실리콘밸리보다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는 연방정부를 공략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국토안보관련 부처의 예산지출 동결이 워싱턴에 진출한 한국 IT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다만 워싱턴에서 새로운 IT사업 꿈을 펼칠 기회를 찾는 한국 기업들을 위축시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