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검찰측 병역비리 문제제기 요청' 발언으로 거취가 주목돼온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이 검찰인사에서 유임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박 부장의 교체를 주장해온 한나라당이 수사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검찰수사가 주목된다. 법무부는 22일 병역비리 문제 수사를 지휘하는 김회선 서울지검 3차장을 1차장으로 전보하고 3차장에 정현태 대구지검 1차장을 임명하는 등 재경지청장 이하 검찰 중견 간부 및 평검사 2백53명에 대한 인사를 26일자로 단행했다. 법무부는 또 서울지검 동부지청장에 신언용 서울고검 송무부장, 의정부지청장에는 안영욱 서울지검 1차장을 발령했으며 재경지청 가운데 남부.북부.서부지청장은 유임했다. 9월1일자로 신설되는 안산지청장과 고양지청장에는 권태호, 김인호 서울고검 검사가 각각 발령했고 조희진 검사는 여성검사 최초로 서울고검에 배치됐다. 한편 박 부장의 유임에 대해 검찰내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박 부장의 거취가 검찰 조직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만큼 교체론이 제기됐으나 김정길 법무장관은 당초 방침대로 '유임'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법무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이 같은 자리에 재임명이라는 무리를 무릅쓰고 다시 기용한 사람이다. 이에 대한 김 장관의 정확한 의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 의원 발언파문 때문에 즉각 박 부장을 교체하게 되면 '병풍 쟁점화 요청' 발언을 검찰이 기정사실로 인정해 버리는 셈이 되는 점을 우려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박영관 특수1부장은 현 정권들어 법무부와 검찰의 핵심요직을 연이어 맡아 왔다. 현 정권출범 직후인 지난 98년 3월 서울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에서 법무부 검찰 3과장으로 옮겨 검찰2과장과 '검찰의 황태자'라는 검찰1과장까지 지냈다. 전남 신안 출신으로 김 법무장관,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동향이다. 또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김학재 대검차장의 목포고 후배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