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넘쳐도 不渡는 급증] 우량기업은 '조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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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돈 가뭄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돈이 남아돌아 은행 대출금을 잇따라 조기상환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채권 주식 등 직접금융 방식으로 돈을 조달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 LG SK 등 우량 대기업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삼성 계열사들은 산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중 약 1천억원을 최근 연달아 조기상환했다.
특히 삼성종합화학은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5백70억원을 상환했다.
만기는 2004년 12월이었다.
LG그룹 역시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중 9백95억원을 조기상환했다.
계열사중 LG칼텍스는 5백75억원을 한꺼번에 갚았다.
INI스틸은 조흥은행에서 빌린 장기 대출금 2백81억원을 만기를 약 5년 앞두고 상환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대출금 조기상환에 나서는 이유는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기업은 은행보다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외국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쓰고 있다.
또 부채비율을 최대한 낮춰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기업들의 의지도 차입금 조기상환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조기상환 의사를 전해올 때마다 막기 위해 애쓰지만 어쩔 수 없을 때가 많다"면서 "대신 우량 중소기업 여신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