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Feel 골프'] 그의 골프는 너무도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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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끝난 제84회 US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는 최근 10년간의 메이저대회 중 가장 명승부가 아닌가 싶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리치 빔(32·미국)의 승리.
빔은 역사상 최고 골퍼라는 타이거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탈취한 영웅이 됐다.
그러나 빔보다 훨씬 더 인상적인 골프를 한 주인공은 역시 우즈다.
그의 최종일 경기를 보면서 "저와 같은 골퍼를 볼 수 있는 것은 현 세대 골퍼들의 최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즈는 그날 라운드 중반까지 철저히 그린 중앙을 공략했다.
버디도 좋지만 그보다는 트러블로 인한 보기 예방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다가 13번홀 3퍼팅 보기에 이어 14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자 15번홀부터는 핀을 향해 쏘기 시작했다.
결과는 15번홀(파5·5백86야드)에서 웨지샷을 2.4?에 붙이며 버디를 낚았고,16번홀(4백2야드)에서는 8번 아이언으로 3m,17번홀(1백82야드)은 7번 아이언으로 역시 3m,그리고 최종 18번홀(파4·4백57야드)에서는 역시 7번 아이언으로 1.2m 버디 찬스를 만든다.
그리고 그 모두를 성공시켰다.
이날 우즈는 15번홀부터 "반드시 뭔가 만들어야 한다"며 골프를 재출범시킨 것 같다.
15번홀에서 우즈의 드라이버샷은 왼쪽 러프로 빠졌다.
아주 좋지 않은 미스샷이었는데 그때 우즈가 캐디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우리가 우승할 거야."
물론 다른 때 같으면 우승이었다.
기존 베테랑들이 우즈와 경쟁했다면 99% 우즈의 역전승이었을 것이다.
우즈도 그같은 흐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캐디와 우승을 장담했겠지….
아무튼 마지막 4개 홀에서의 '모조리 버디'는 도저히 말로 설명이 안되는 것이다.
우즈는 경기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티업할 때마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는다.언제나 예외가 없고,오늘도 그 중 하나였다.13,14번홀의 연속 보기와 그 후의 4연속 버디는 바로 양날의 칼과 같다.연속 보기의 좌절과 분노가 4연속 버디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우즈 플레이의 외신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우즈는 이날 그의 능력,목표,자신에 대한 믿음에 결코 한계가 없음을 입증했다.
그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결코 있음직하지 않은 성취를 다시 이뤄냈다."
<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