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회사들은 지난 4월부터 이라크로부터 도입하는 석유를 80-90% 줄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하루 100만배럴 규모이던 수입이 10만-20만배럴로 크게 감소됐다면서 이라크의 리베이트 요구와 유엔 통제를 받는 성가신 수입 절차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라크석유 도입 축소로 이라크는 하루 약 2천만달러의 석유판매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수입 원유의 8%를 이라크에 의존해왔다. 이번 감축에는 미국 석유 메이저들인 셰브론 텍사코, 엑손 모빌 및 발레로 에너지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석유업계는 최근들어 이라크가 유엔의`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에 의해 수출하는 석유의 약 절반을 도입해왔다. 이라크는 대미 석유수출시 중개인을 통해 배럴당 20-50센트의 할증금을 부과해 미업계의 반발을 받아왔다. 이 돈은 간접적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자금원이 되는 것으로 추정돼왔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 석유업계가 대체 수입선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주유엔의 제임스 커닝엄 미 부대사는 "미 석유업계에 이라크 석유를 구입하지 말도록 요청한 일이 없다"면서도 "미 기업들도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에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방침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이 원활히 가동되기 위해 국제사회가 이라크 석유를 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석유전문가인 마이클 텔링스는 19일 소집된 안보리 산하 비공개 회동에 참석해 그간 이라크 석유를 구입해온 아시아 고객들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라크가 아닌 다른 수입선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