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히메(愛媛)현 교육위원회가 15일 전국 국공립 학교로는 처음으로 내년 봄 신설되는 현립 중학교 3곳에서 '역사 왜곡 교과서'를 교재로 사용키로 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히메현 교육위원 6명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토론을 거쳐 지난해 역사왜곡파문을 일으켰던 '새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이 집필한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바(千葉)현 가시와(栢)시에 내년 개교하는 사립중학교 1곳도 문제의 교과서를 채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작년 한일관계를 극도로 냉각시켰던 왜곡 교과서 파문이 정도와 파괴력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어, 2002 한일월드컵의 성공개최로 모처럼 다져진 한일관계의 `재후퇴'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광복절인 이날 `역사왜곡 교과서'가 채택된 시점은 차치하고, 이번 교과서 채택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된 점은 일본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금년 1월 시행된 개정 지방교육행정법에는 교육위원회는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 결정의 중립성을 확보한다'는 구실로 비공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에히메현 지사가 교육위원들에게 `새 역사...교과서'가 학생들을 위한 가장 적합한 교과서라고 얘기하는 등 교과서 채택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사히는 3년후인 2005년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신청과 전국 일괄 교과서 채택을 겨냥한 '새 교과서...모임'측의 공세가 시작됐다고 이번 에히메 교과서파문을 규정했다. 작년 문제의 교과서 채택률은 불과 0.039%에 그쳤다. 시민단체인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 21'의 다와라 요시후미(俵 義文) 사무국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는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폭거이자,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분노를 치밀게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새 교과서...모임'의 역사교과서는 지난해 전국 중학교 교과서 채택과정에서 에히메현과 도쿄도립 장애학교에서 교재로 선정되긴 했으나, 장애학교 이외 국공립학교에서 채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과서는 지난해 역사왜곡 파문 당시 '전쟁미화' '아시아침략 정당화' '국수주의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