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49). 그는 반도체 사업이 본격화된 80년대초 삼성반도체에 들어가 지금까지 20여년간 메모리반도체 개발에만 몰두해 왔다. 그는 반도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이상적인 코스를 밟았다. 지난 76년 서울대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전기전자과에 들어갔다. KAIST는 당시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기 50명중 20명이 진학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KAIST 시절에는 한학기에 한두명이 공부하다 쓰러질 정도로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았다. 당시 미국에서 공부한 30대 젊은 교수들은 "한국에서 반도체를 일으켜 보자"는 사명감으로 최신 이론을 대학원생들에게 가르쳤다. "석사학위를 받고 삼성반도체에 입사해보니 우리보다 많이 아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KAIST의 강의수준이 높았다"고 임 사장은 되돌아봤다. 임 사장은 그후 삼성반도체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미국에서 공부한 후 그대로 눌러앉는게 유행이었다. 그러나 그는'반도체 산업 부흥'이라는 꿈을 갖고 귀국, 메모리 개발에 온힘을 다했다. "지난날 KAIST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리자'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지요. 그래서 졸업생 대부분이 산업계로 진출해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그는 "요즘들어 이런 마인드가 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