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5일째 상승,지수 700선을 넘어서자 "한국 증시는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증시는 곧바로 상승추세로 전환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닥을 확인했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추세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증시불안,하반기 실적개선폭 둔화,외국인 매도세,취약한 기관 매수세등 대내외 여건에서 뚜렷한 상승 모멘텀(계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 정의석 부장은 이와관련,"상승 추세로의 진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4가지의 구체적인 시그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상승,수정거래량 증가,적삼병 출현,D램가격 상승 등이 4가지 신호이며 현재로선 추세반전의 뚜렷한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가 올라야 한다=현 증시는 시장의 실세금리(국고채수익률)가 떨어지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보는 자금이 증시를 빠져나가 보다 안전한 채권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 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증시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채권시장이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그 결과 금리 하락세가 주춤해지면서 반전하는 조짐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정 거래량이 늘어야 한다='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란 말처럼 거래량 추이는 주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올들어 하이닉스반도체의 거래 폭주로 거래량 지표는 왜곡돼 있다. 따라서 하이닉스반도체 거래량을 제외한 수정 거래량의 추이를 눈여겨봐야 한다. 즉 수정거래량이 현저한 감소세에서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와야 추세 반전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이후 수정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다. ◆적삼병이 나타나야 한다=정 부장은 "지난 86년 이후 지금까지 나타난 30차례의 큰 장세(지수상승폭 1백포인트 및 상승률 10%이상,상승기간 1개월 이상) 초기국면에서 적삼병이 출현한 적은 25차례였다"고 밝혔다. 큰 장세의 시작은 적삼병과 함께 시작할 확률이 83%라는 게 그의 설명. 정 부장은 현 시점에서 적삼병의 출현여부가 중요한 것은 위축된 투자심리의 회복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봉 차트상 빨간색의 양봉은 시초가보다 오른 상태에서 주가가 마감되는 것을 나타낸다. 양봉의 출현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키고 또 이런 양상이 3일간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적삼병은 시장참여자들이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지수가 5일째 오르고 있지만 양봉이 연속 출현한 적은 아직 없다. ◆D램가격이 올라야 한다=지난해 9·11테러 이후 국내증시의 가장 큰 상승 모멘텀은 D램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였다. 반대로 지난 4월 이후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D램가격의 약세 반전 이후였다. 이는 삼성전자의 모멘텀 상실로 연결됐으며 외국인의 매도세를 불러왔다. 정 부장은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D램가격 변화에 요동을 치는 만큼 D램가격의 상승반전 여부가 전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모멘텀"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9월께 D램가격이 안정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