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라이벌] 현대백화점 vs 신세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가 명품 중심의 백화점 대 생활필수품 위주의 할인점.'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둔 내수우량주이지만 사업구조와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현대백화점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성장성이 높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 노출돼 있다.
현대백화점 주가가 안정적인 데 비해 신세계는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현대백화점=업계 2위의 종합백화점 업체다.
직영(7개)과 위탁(5개)을 합쳐 모두 1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변동에 영향받지 않고 매년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 3월 주가가 한때 5만원대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의 주가에 걸맞게 지난해 경기위축 속에서도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작년 현대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7천8백98억원과 1천2백7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9백50억원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의 상품구조는 명품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회사의 이미지도 고급이다.
실제 전체 고객의 25%가 총 매출의 80%를 만들어낸다.
고소득층은 대체로 소비경기 변화에 크게 움직이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현대백화점이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강점은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급 이미지가 굳어져 있기 때문에 새로 점포를 열기가 쉽지 않다.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어느정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종 자체가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분야인 TV홈쇼핑업(현대홈쇼핑)에 진출했다.
최근 서초종합유선방송 청주케이블TV 부산케이블TV 등 8곳의 케이블 TV방송국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등 홈쇼핑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할인점 1위,백화점 3위의 종합유통업체다.
할인점 48개와 백화점 7개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보다 할인점(이마트)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과는 다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4조9천5백94억원의 매출과 3천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신세계는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할인점업체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일반 대중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전체 판매상품중 상당부분이 식품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이다.
마진이 높은 상품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파느냐'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생필품이 주력인 만큼 웬만한 경기변동에도 흔들리지 않고 견뎌낼 수 있다.
강남점(백화점)이 나름대로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백화점보다는 이마트의 이미지가 더 쉽게 떠오른다.
이 때문에 현대와는 반대로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과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 등에선 현대백화점을 압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별화에 대해 유통산업 내에서 백화점은 성장성이 정체된 반면 할인점은 성장여력이 큰 분야여서 신세계가 성장성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건설 등 우량 자회사가 많아 지분법 평가이익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신세계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