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부시의 '경제 세뇌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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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중연설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단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다.
거의 매일 이벤트를 만들거나 기념식에 참석,국정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요즘 국정 홍보의 주제는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경제세뇌교육'이다.
경기가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double dip)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경제 건강론'을 외치고 다닌다.
뭇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며 25일간의 긴 여름 휴가를 시작했지만 그의 경제세뇌교육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일하면서 쉰다는 '근로 휴가'를 과시라도 하듯 지난 7일 텍사스주 크로퍼드 개인목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미시시피주 매디슨으로 날아갔다.
그는 연설의 대부분을 경제에 할애했다.
같은 시각 딕 체니 부통령은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그의 연설 주제도 경제였다.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건강해 또 한번의 침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침공과 자신이 한때 최고경영자를 지낸 할리버튼 회사의 부정회계 연루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경제건강론'으로 청중들을 장악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부통령만 경제세뇌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날 래리 린지 백악관 경제보좌관,글렌 허바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TV에 출연,미국 경제 건강론을 열강했다.
허바드 위원장도 더블 딥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치 행정부의 모든 수뇌진이 경제강의에 팔을 걷어붙인 느낌이 들었다.
각종 행사와 언론을 활용한 이들의 경제 강의가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불투명하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판 로치처럼 미국 경제를 비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가가 폭락할 때면 비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경제활동은 개인이나 기업인들의 심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개인소비가 국내총생산의 3분의2 를 좌우하는 미국의 경우 소비심리에 따라 경제회복 여부가 달라진다.
이들의 마음을 붙잡으려는 부시 행정부의 경제세뇌 교육이 얼마나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