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9:01
수정2006.04.02 19:03
국내 주요 은행들이 잇단 짝짓기로 덩치를 키우고 있음에도 불구, 세계적 은행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왜소한 규모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국제 금융전문지인 더 뱅커 최신호(7월호)에 따르면 국내 총자산 기준 1위인 국민은행은 전세계 순위가 70위에 불과하다.
그나마 1백위권에 든 유일한 은행이다.
국민은행의 작년말 기준 총자산은 1천1백95억달러로 세계 랭킹 1위인 일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1만1천7백83억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농협은 6백96억달러로 1백2위, 우리은행은 5백93억달러로 1백14위에 그쳤다.
1백71위인 하나은행(3백61억달러)이 3백3위인 서울은행(1백70억달러)을 합병한다고 하더라도 총자산 5백31억달러로 세계 1천대 은행 가운데 1백24위로 올라설 뿐이다.
세계 10위권을 넘보는 한국의 경제 및 무역 규모에 걸맞은 간판 은행이 아직 없다는 얘기다.
금융연구원의 권재중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의 이자수익률은 외국 은행들과 비교해 아직 낮은 편이기 때문에 덩치라도 키워야 전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은행들의 합병 바람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은행들은 보험회사 투신사 증권사 등 다른 금융업체들과 제휴할 때도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특히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금융 겸업화와 종합금융화가 진전될 수록 몸집이 큰 금융회사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사활을 건 세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