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시달리던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의 입지여건이 좋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다시 모이면서 미분양물량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처럼 며칠만에 분양이 완료되는 "대박사례"는 사라졌지만 물건이 꾸준히 소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7월 들어서는 "묻지마 투자자"가 사라진 가운데 주변 시장 상황,임대료 추이,금리 인상 여부 등을 꼼꼼히 따진후 매입하는 "신중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월드컵 공백으로 움츠렸던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지난 한달 동안 전체 미분양 물량의 20∼30% 정도가 소진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실수요자 꾸준히 늘어=서울과 경기도 일산 등지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의 물건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공급과잉이 심했던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급랭했던 시장 분위기는 6월 월드컵을 맞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조금씩 생기가 돌며 여름 비수기인 데도 불구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계약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 LG이지빌은 분양을 시작한 지 한달여만에 95%에 달하는 계약률을 기록했다. 회사측이 월드컵 여파와 장마철 휴가철 등 악재로 인해 분양 연기를 검토한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분양률이다. 종로구 내수동 벽산건설의 광화문시대도 지난달 이후 잔여물량이 50% 이상 소진됐다. 일산지역도 마찬가지다. 미분양물량이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10∼50% 팔려나갔다. 일산 백석동에서 오피스텔을 분양 중인 업체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하루에 2∼3건씩 꾸준히 계약되고 있다"며 "시장 열기가 뜨거운 상황은 아니나 오히려 분양률을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장으로 돌아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자 실수요자들이 다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수요 투자패턴 줄어=업계 관계자들은 5∼6개씩 한꺼번에 계약하던 투자자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며 1개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상반기 이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도 가수요자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역삼동 LG이지빌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1개 구입한 수요자의 비율이 60% 이상 달했고 지방과 해외거주자들의 참여도 눈에 띄게 늘었다"며 달라진 투자분위기를 전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