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다이어트식품 피해자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에서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을 섭취한 뒤 간기능 장애를 일으켰다고 보고된 피해자가 먹은 식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펜플루라민'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이 식품에서는 펜플루라민 유사물질인 'N 니트로소 펜플루라민'도 검출됐다고 식약청은 덧붙였다. N 니트로소 펜플루라민은 발암물질로 추정되는 성분으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펜플루라민을 의도적으로 변형시켜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이번에 성분 분석한 중국산 다이어트식품은 중국 사천 고신생화연구원에서 제조한 '옥미'(玉美)와 '미황'(美皇) 등으로 두 제품 모두 캡슐형태로 돼있다. 식약청은 이들 문제식품을 긴급 수거해 폐기처분하는 한편 국내 수입을 금지했다. 옥미는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네차례에 걸쳐 총 3천5백통(84㎏)이 국내 수입돼 방문판매 등을 통해 2천5백통 가량이 유통됐으며, 미황은 3천통(72㎏)이 수입됐으나 유통된 물량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전의 S종합병원은 이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여성환자(37)가 중국에서 수입된 다이어트식품을 6주 가량 복용하다 간기능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분분석을 식약청에 의뢰했었다. 한편 국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펜플루라민은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해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약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지난 97년 7월 미국에서 이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복용한 사람들이 심장판막 질환증세를 보임에 따라 미 식품의약청(FDA)이 사용중지조치를 취했다. 이 성분 함유 제품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중추신경 흥분을 유발하고 두통과 현기증, 심한 피로감, 우울증, 간기능 장애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