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8:40
수정2006.04.02 18:43
'시장 장악이 우선이냐,수익성 확보가 우선이냐.'
극도로 불안해지고 있는 남미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반된 수출 전략을 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삼성은 수출 중단 등의 고단위 처방을 내린 반면 LG전자는 손해를 입더라도 시장을 지킨다는 온건책을 쓰고 있다.
남미 지역 최대 시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화폐가치 급락으로 대규모 환차손의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기업들엔 이미 경계의 대상이 된 시장.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지난달 말 달러당 3.4헤알까지 치솟았다.
연초보다 30%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브라질 시장에서는 컬러TV와 휴대폰 모니터 VCR를 생산하고 있는 마나우스 복합생산단지(SEDA)의 생산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현지 판매제품도 컬러TV로 제한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가 계획했던 올해 이 지역 매출은 작년보다 4억달러 많은 15억달러.
달성이 당연히 불가능해졌다.
삼성전자는 본사 회계팀을 현지에 파견,남미지역 4개 판매법인의 피해상황 파악에 나서는 등 수익성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극약처방 등으로 국내 기업들은 지난 상반기중 남미 시장에 44억3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19.9% 줄어든 것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은 1천6백만달러로 무려 91.4% 감소했다.
반면 LG전자는 다소간의 환차손을 입더라도 수출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확보가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정상적인 영업은 어렵지만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부품 및 자재의 현지 조달률을 높여 환리스크를 낮춰간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지난 상반기 브라질에서 1천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환차손으로 경상손실을 봤다.
결국 아르헨티나 등 남미지역에서만 2천만달러 가량의 경상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시장점유율은 기대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시장에서 에어컨은 점유율 25%로 1위 자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칠레 시장에서 CDMA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3%로 1위를 차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998년 이 지역의 외환위기 당시 일본 업체들마저 철수했지만 LG는 판매망을 그대로 유지해 최근 2년간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가치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기·정지영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