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전선 이상무.' 세제업계가 소리없이 승전보를 즐기고 있다. 무세제 세탁기가 등장한 후 세탁세제가 오히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무세제 세탁기가 세제 매출을 끌어내릴 것이라던 당초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조사전문업체 AC닐슨이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세탁세제 판매액은 무세제 세탁기가 나온 지난해 9월부터 올 5월까지 모두 2천5백42억원이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매출 2천2백83억원에 비하면 11.3% 증가했다. 세제시장이 통상 연간 4∼5% 성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적이다. 특히 세척에 삶은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다기능 세제가 세제 진영의 선전(善戰)을 주도했다. 애경산업의 '퍼펙트하나로'와 LG생활건강의 '한스푼테크'가 선봉이다. AC닐슨에 따르면 삶은효과 세제의 시장점유율은 출시 첫해인 2000년 6.8%에서 최근 14.4%까지 높아졌다. 올 초에 비하면 한스푼테크의 점유율은 7.4%에서 8.4%로 높아졌고 퍼펙트하나로의 점유율은 4.6%에서 6.0%으로 뛰었다. 업계에서는 "무세제 세탁기와 세탁세제간에 세척력 공방을 벌인 것이 세제 매출에 오히려 득이 됐다"고 분석했다. 무세제세탁기 메이커측은 '세탁혁명'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세제가 필요 없는 시대를 열겠다며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은 무세제 세탁기의 찌든때 세척력이 일반 세탁기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비교실험 결과를 내놓았고 이것이 세제를 홍보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 국내 세탁세제시장은 지난해 2천9백30억원대에서 올해는 3천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