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간 맑은 하늘이 한여름 무더위를 예고하고 있다. 통상 여름옷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는 상품이 첫 출하되는 6월이지만 올해는 한달 늦은 이달 초에야 판매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패션 브랜드의 주요 고객인 여성들의 관심이 월드컵에 쏠렸기 때문이었다. 이 바람에 여름상품을 파는 기간이 예년보다는 길어지고 핫썸머 제품의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 의류매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옷,핫썸머 제품의 경향을 살펴보자. # 내추럴 톤 & 비타민 컬러 대지를 물들이는 노을 빛,소박하고도 원초적인 흙과 모래의 색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내추럴 컬러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카멜과 초콜렛 컬러는 전통적인 가을 색상인데다가 국내 소비자들에겐 인기 없는 "천덕꾸러기"였으나 올 여름엔 "대박 컬러"로 뜨고 있다. 레드 오렌지 블루 그린 등 밝고 선명한 색깔도 수영복과 리조트웨어를 중심으로 많이 눈에 띈다. 한가지 색이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스트라이프,꽃무늬 등으로 2,3가지가 함께 어울려 상큼한 맛을 더하고 있다. # 플라멩코 드레스 플라멩코 스텝과 투우사의 몸짓 만큼 한 여름 태양과 잘 어울리는 리듬은 없다. 세계 각지의 민속복에서 모티브를 끌어낸 에스닉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스페인풍의 디테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열적인 붉은색과 흰색의 조화,투우사의 마타도르 재킷,잎이 큰 장미나 푸른 잎 식물 문양을 이용한 스페인 특유의 자수,겹겹 러플 장식 등이 많이 쓰였다. 특히 프릴,러플,루쉬 등의 주름장식은 스커트 밑단,소매,목선 등 모든 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 레이스 & 네트니트 과감한 노출패션이 유행하는 요즘엔 오히려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보일 듯 말 듯 은근히 드러내는 게 더욱 섹시해 보일 수도 있다. 레이스와 그물니트(Net knit)로 신비한 매력을 더하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레이스는 원피스,블라우스,스커트의 가장자리에 붙거나 몸판 전체에 응용되고 있다. 그동안 스타킹 정도에만 머물던 그물니트는 이번 시즌 톱과 스커트에까지 쓰이는 등 활용범위가 좀더 넓어졌다. 이밖에 등과 허리를 둥글게 파거나 스커트에 꽃 모양의 구멍을 파는 식의 컷 아웃(Cut Out) 디자인도 많이 볼 수 있다. # 핸드메이드 디테일 "손맛"을 강조한 장식이 올 가을.겨울 시즌까지 초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옷의 앞판과 뒤판을 바느질로 잇는 것이 아니라 리본으로 묶고 끈으로 조이고 테이프로 엮고 매듭을 만드는 식.섹시하면서도 귀엽게 보이는 장식이다. 설현정 객원기자 hjsol1024@empal.c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