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승용차 등록대수=서울시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22일 현재 총 2백63만7천대이며 이중 승용차가 75.8%인 2백만대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화물차 승합차 특수차 등이다. 승용차 수는 지난 78년까지만해도 10만대에 불과했으나 올림픽을 거치면서 91년 1백만대,95년 1백50만대로 급증해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 90년대에도 매년 약 10만∼16만대씩 증가하던 승용차 수는 외환위기를 맞아 지난 98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배기량별로는 1천5백㏄ 이상∼2천㏄ 미만이 41.5%,8백㏄ 이상∼1천5백㏄ 미만이 38.0%로 중·소형차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 승용차 중 고급 승용차의 비율이 지난 90년 2.0%에서 작년말에는 13.6%로,외제차 비율은 이 기간 0.5%에서 1.3%로 높아져 고급화·대형화되는 추세다. 승용차 대당 가구수는 지난 70년 31.3가구에서 작년말에는 1.8가구로 평균 두 집당 한 대 이상꼴로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승용차 대당 인구수도 지난 70년 1백55.2명에서 작년말 5.4명으로 줄었다. ◆주차난·대기오염 심각=주차면적은 승용차 증가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서울의 전체 차량대수는 2백55만대.반면 주차장 확보 비율은 83.6%로 41만7천대는 불법주차가 불가피하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빈 터에 주차선을 그어 주차장을 확보했지만 앞으론 빈 땅이 없어 이마저 어렵게 됐다. 서울시내 평균 주행속도도 지난 80년 시속 30㎞에서 최근에는 21㎞로 떨어졌다. 특히 도심은 시속 16.6㎞에 불과한 실정이다. 차량 때문에 사람이 걸어다니기 어려울 지경이란 얘기도 나온다. 차량 증가가 곧바로 대기오염으로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서울에선 작년에만 10여차례 이상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대기 오염의 주원인으로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지목된다. ◆대중교통 수단 구축이 먼저=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승용차 등 자가용 급증에 대한 대책을 너무 늦게 세웠다고 지적한다. 파리 도쿄 등 세계 대도시들은 지난 70년대부터 지하철과 버스를 연계한 광역교통망을 구축한뒤 자동차 대중화의 수순을 밟은 반면 우리는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교통개발연구원 황상규 박사는 "현재 서울의 대중교통 수단은 승용차보다 특별히 빠르지도 않고 지하철과 버스를 연계한 요금 체계도 외국보다 비싼 편"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사람들의 승용차 구매 수요를 억제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녹색교통운동 이정우 시민사업팀장은 "차량이 늘어날수록 정책적으로 환경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환경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홍성원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