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23일 당사에서 일본 주요 언론의 논설위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햇볕정책이 한계에 봉착한것 같다"면서 '대북관계 진행의 부분적 중단' 필요성을 지적하는 등 김대중(金大中)정부와의 대북정책 차별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날 면담의 일문일답 요지. --햇볕정책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정책 시행과정에서 몇가지 문제가 있고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 우선 햇볕정책이란 명칭이 문제가 있다. 북한에서도 그렇고 특히 남한에서 지지를 잃고 있는 이명칭은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국민적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실행함으로써 많은 장애를 받게 됐다. 특히 2000년 6.15 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의심받는 것도 문제다. 대통령이 되면 이런 점을 시정해 새로운 정책을 펴 나갈 생각이다. 기조는 국민의 정부의 정책을 유지한다. --구체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있느냐. ▲최근 (남북)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상황의 변화도 있지만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 국제적 외교적 의례수준을 벗어나는 행동, 특히 서해교전도 장애라고 본다. 그간 한국정부는 북한의 예외적 벗어나는 행동, 도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관대하고 침묵해왔으나 이제 국민정서는 더이상 가져가기 힘든 상황으로 왔다. 한국정부도 서해교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재발방지를 확실히 요구하고대북 관계진행을 부분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 남북관계 기조를 파괴하는 행위 등 선을 넘어서는 안되고 이 점이 한나라당과 다르다. --김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신뢰할 사람'이라고 한 반면 부시 미국 대통령은 '신뢰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했는데 노 후보의 입장은. ▲김 대통령은 합리적 대화를 할 수 있고 약속을 하면 지켜질 수 있는 대화상대로서 얘기한 것 같고,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를 보유한다든지, 미국이 내놓은 규율과 질서를 일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말한 것으로 본다. 나는 김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한다. 신뢰를 하지 않으면 대화도 되지 않는다. 먼저 신뢰를 보내야 대화가 되는 것이다. --미국측에서 보면 (노 후보에 대해) 우려의 소지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가. ▲국민의 정부 기조 그대로 하겠다. 한국은 냉전체제하에서 서방세력과 동방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었다. 분단이 극복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동북아 질서가 유럽처럼 협력하고 단합된다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남북관계도 있지만 일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일본에 대해 과거사 사과 요구가 있었는데 노 후보도 사과를 요구할 것인가. ▲과거의 감정에 매달려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면 안된다. 특히 결국 세계화, 유럽과 북미의 블록화로 가는 추세인데 동북아도 유럽과 유사한 질서가 필요하다. 과거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정리할 것은 정리하겠지만 감정자극은 상호간 하지않아야 한다. 원칙적으로 계속 반복해 사과 요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지지율이 상승했다가 역전당했는데 이유는. ▲경선 때는 이인제 후보와 전선이 형성돼 있었는데 그 뒤로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의 전선으로 바뀌었다. 노무현과 이회창 전선이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제가 김 대통령과 이 후보의 전선에 매몰돼 있었다.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