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오전] 1,177원선 하락세, "하락요인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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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사흘만에 하락세를 보이면서 1,170원대로 진입했다. 달러/엔 환율 하락이라는 대외여건과 물량 부담을 반영, 지난주 후반 이틀간의 반등 흐름은 꺾인 상태.
달러/엔은 116엔대 중반 수준으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미국 달러화 약세 추세가 여전함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하락 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상당기간 달러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달러매도(숏)심리를 자극했다.
재정경제부가 연 사흘째 구두개입을 단행하고 일부 국책은행의 달러사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시장은 시큰둥하게 반응하고 있다. 어느정도 시장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급상황에 따라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장중 1,175원 정도를 저점으로 1,180원을 반등의 한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5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금요일보다 5.00원 내린 1,177.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지난 금요일보다 0.30원 낮은 1,182.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내 1,180원을 둘러싸고 매매공방을 펼친 뒤 차츰 되밀려 10시 35분경 1,177.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1,178원선 이상의 반등은 제한된 채 1,178∼1,178원을 오가는 횡보장세가 연출됐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환율불안이 회복세의 우리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사흘 내리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공급우위와 달러/엔 하락으로 아래쪽이 열려 있으며 구두개입이나 일부 국책은행 매수세가 버티기를 유도하고 있다"며 "추가 물량 부담으로 균형이 깨지면 시간이 갈수록 밀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어제 한은총재 발언으로 업체에서 달러를 팔려고 하는 문의전화가 많이 오는 등 매도심리가 강화됐다"며 "오후에는 1,175원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고 정부개입이 다시 세게 나오면 1,180원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1억5,000만달러 가량 있고 업체 네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당국에서도 구두개입만 나와 조심은 하되 올라오면 팔겠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에 달러매도초과(숏)상태는 없어 반등은 미약할 것 같고 떨어지는 속도에 대한 경계감으로 공격적으로 밀고 내리기에도 힘들어 박스권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오후에는 1,175∼1,180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말 뉴욕 증시 하락과 경제지표 악화로 116.84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수출업체의 매물출회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재무성 고위관계자들이 추가개입을 시사하는 등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방어가 전개됐으나 일본 경상수지의 호전과 미국 AOL의 회계부정 의혹 제기 등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우세하다.
달러/엔은 낮 12시 현재 116.40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의 장세를 이어받아 100엔당 1,010원 위에서 등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8억원, 1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이틀만에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