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90원을 무너뜨리며 19개월 최저치를 거듭 경신했다. 전날 1,200원이 붕괴된 데 이어 급락 흐름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영향권에 편입된 가운데 공급 우위의 수급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자금의 공급이나 역외매도 등이 시장에 압박을 가한 상태. 달러/엔 환율은 118엔대에서 추가 하락이 '일단 멈춤'한 채 소폭의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 한일 정부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추가 물량 공급여부에 따라 낙폭확대가 예상되며 1,190원 이상의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90원 내린 1,186.5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개장초부터 손쉽게 1,190원을 뚫고 내려선 환율은 꾸준히 하락 궤도를 그리면서 반등다운 반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락 추세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명확한 가운데 절대 레벨이 낮은 탓에 거래는 조심스러웠다. 전날보다 0.10원 낮은 1,191.3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89.50원까지 떨어진 뒤 한동안 1,190.00원을 축으로 시소했다. 이후 환율은 공급 우위의 수급상황을 바탕으로 낙폭을 확대, 11시 15분경 1,185.40원까지 저점을 낮춰 지난 2000년 12월 12일 장중 1183.5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다다른 뒤 대체로 1,186원선을 거닐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은 큰 게 없고 역외매도와 1억∼1억5,000만달러 정도의 외국인 주식자금이 공급됐다"며 "바닥다지는 과정인지, 매물소화과정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적으로 1,180원에 지지선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폭 반등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오후는 1,185원까지 하락 여지를 두고 1,190원 이상에서는 달러매도(숏)에 나서려는 세력이 분명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소액 결제가 있지만 외국인 주식매수분이 나왔고 물량이 완전하게는 소화되지 않았다"며 "장이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실리지 않아 얇은 상태에서 좌충우돌할 가능성도 있으며 오후에는 1,184∼1,188원을 거래범위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전날 뉴욕에서 118.42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개장전반 119엔대 등정을 꾀하기도 했으나 소폭 반락, 낮 12시 1분 현재 118.65엔을 기록중이다.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을 비롯 일본 정부 관료들의 구두개입이 반복되고 있으나 반등력은 미약하다.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 속도가 엔화보다 빨라 100엔당 1,000원을 축으로 횡보했으며 같은 시각 999원선을 거닐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개장초 매수우위를 보이다가 매도우위로 전환, 각각 106억원, 19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가리키고 있다. 나흘만에 주식순매도로 돌아서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