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이 발생하기 이전에 군 당국이 통신감청등을 통해 북한이 기습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상당한 징후를 포착하고도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 더욱 강도높은 경계 및 사전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올들어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 경비정들이 종전과는 달리조준사격 태세를 갖추었고, 6월들어 북한 어선과는 무관하게 단독으로 4번이나 NLL을 넘어왔으며, 6월27∼29일에는 날씨가 좋았는데도 북한 어선들이 대부분 연안에서조업하는 등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의돈 국방부대변인은 7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서해교전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6월들어 북 경비정의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예하 부대에 전파했으나, 이런 징후들을 기습도발로 연결하지 못하는 등 상황판단이 미흡했다"면서 "교전후 정밀분석을통해 북측이 6월 한달간을 기습도발 준비단계로 삼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 진상조사위(위원장 강창희)는 "합참 정보본부가 `북의 도발징후가 있다'고 보고했으나, 이남신 합참의장이 묵살했다"며 이 의장 해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지난 5일 한나라당 진상조사위 답변을 통해 "정보본부에서는 `북한의 도발징후가 있다'며 1단계 등급을 높여 작전부서에 통보했으나, 작전부서에서는 월드컵에 대비, 이미 B+로 대비태세를 강화했기 때문에 추가로 대비태세를강화할 필요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이날 서해교전 조사결과를 통해 "북한군의 선제 기습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 공격으로 한미 양국이 공동평가하고 있으나 어느선에서 지시가 있었는지는 추가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번 전투는 북한군의 선제 기습사격에도 불구, 확고한 전투의지와 신속한 대응으로 NLL을 사수한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같은 국방부의 평가 결과를 이날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국에 통보했다. 합참은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서 최초 피해보고가 교전 당일 오전 10시46분 2함대사령부에 접수됐으나, `사망자 5명'이라는 현장보고를 2함대사 상황실장이 `사상자 5명'으로 잘못 듣고 2함대사령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으나, 당시통신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누가 실수했는지는 확실치 않은 상태다. 이같은 피해보고에 따라 작전을 총지휘한 2함대사령관은 아군피해가 상대적으로경미하다고 판단하고, 북한 유도탄의 공격징후를 탐지, 아군 함정의 추가피해를 막고자 사격중지와 철수지시를 내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도주하는 북 경비정을 따라가 격침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참은 밝혔다. 그러나 거의 유효사거리에 근접한 제천함은 오전 10시52분 사격을 중지한 반면,훨씬 멀리 있던 진해함은 10시56분까지 사격을 계속했던 것으로 조사결과 확인돼 제천함이 왜 사격중지를 했는지에 대한 의문점은 남아 있는 상태다. 북 경비정의 선제사격이 있기전, 2함대사는 고속정 6척으로 초기대응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으며, 교전직후인 오전 10시56분 초계함인 제천함과 진해함에 북 경비정을 격파사격하기 위해 출동을 명령했으나, 어민들이 곳곳에 처놓은 어망들을 피해가느라 이동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선제공격을 당한 직후 인근 부대에서 해안포를 긴급 전투배치하고,모 기지의 헬기들이 공대함 유도탄을 장착하고 긴급출격 대기했으며, 공군 전투기 KF-16 2대는 작전지역을 공중엄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방부는 전사자 보상과 관련, 일시금을 최소 1억8천만원 수준이 되도록관련 법규를 개정하고 서해교전 전사상 장병들을 `전쟁영웅'으로 기리는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중상자 8명중 3명은 호전됐으나 1명은 위독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